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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040 딜레마 "호르몬의 변화에 민감한 암, 현명함이란 위험한 곳에서 묘수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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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12-19 | 조회 | 636 |
3040 딜레마 “작년에 맘모톰 한번 했는데 이번 검사에 반대쪽에 다시 생겨서 모양이 좋지 않아서 수술해야 할거 같대요.” 오전에 갑상선저하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고민이다. 환자는 이미 갑상선에 암은 아니지만 작은 결절이 있고 수년 전에는 자궁내막증으로 이미 한차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상태였다. 암이나 혹이라고 하는 양성종양이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최근 30-40대 젊은 엄마들에게서 특별히 증가하는 종양이 있다. 갑상선, 유방, 자궁과 난소에 혹이나 암의 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보다는 선진국에서 이러한 추세가 더욱 뚜렷한데 너무나 익숙한 발병원인에 대한 분석이지만 여성의 사회진출, 늦은 결혼과 그에 따른 늦은 출산 저조한 출산율, 식생활의 변화, 운동부족, 환경오염 등 당연하지만 새로울 것도 없는 답답한 설명들만 들려온다. 전문가들의 특별할 것도 없는 이러한 조언은 진단과 해법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그 대상이 되는 여성들에게 뚜렷한 솔루션을 제공해주지 못한 관계로 이러한 질병은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현재의 서양의학에서는 조기진단이나 진단 후에 수술 방법의 편리성에 보다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사실 갑상선암의 경우도 실제 암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기보다는 진단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미처 발견할 수 없었던 크기의 암까지도 샅샅이 찾아낸 결과 갑상선암 환자의 숫자나 증가율이 최고가 되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즉 차라리 몰랐어도 괜찮을 것을 괜히 초정밀 검사로 없던 병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나 그 반론들은 닭이 먼저인지 아니면 달걀인지의 논쟁처럼 쉽게 결론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쪽의 주장이나 나름 근거가 있다. 수술 방법 역시 과거에는 전신마취를 전제로 한 수술 방법에서 현재는 수술보다는 국소마취 위주의 간단한 시술로도 가능하게 되었으니 현대 여성들은 첨단 의학기술의 혜택을 과거의 여성들에 비해서 듬뿍 누린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애초에 초정밀 검사법이나 편리한 수술 방법을 개발하면서도 동시에 암이나 혹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과 질병뿐만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갑상선암의 경우에 전절제를 할 것인지 반절제를 할 것인지, 로봇수술을 할 것인지 아닌지, 절제 후에 동위원소치료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이 모든 선택은 도둑맞은 외양간에 CCTV를 달 것인지 아닌지 카메라의 화소를 얼마로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과 같은 유사한 고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원래의 논제로 돌아가서 최근 3040 젊은 엄마들에게 흔히 발생되는 갑상선, 유방, 자궁과 난소의 혹이나 암은 모두 호르몬의 변화에 민감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들은 생리의 시작과 더불어 전신의 호르몬 기관의 활동이 왕성한데 특히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30-40대의 호르몬의 변화는 일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이게 된다. 임신과 출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장기가 바로 난소, 자궁, 유방 그리고 갑상선이며 생리, 임신, 출산의 기간 중에 왕성하게 활동하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가장 혹사당하고 고장 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정상적인 생리, 임신, 출산의 경우에는 여성의 고유의 기능이라고 할 것이지만 현대에는 피임약, 난임이나 불임으로 인한 호르몬제의 남용 등으로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이들 장기의 정상적인 기능을 인위적으로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심각한 것은 환경호르몬에 의한 호르몬의 교란 상태이다. 필자는 환경전문가가 아니어서 그 방대하고 복잡한 환경호르몬의 종류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다 파악하고 있지 못하며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 환경호르몬이 우리 몸 안에서 호르몬과 경쟁하여 작용하여 내분비계를 혼란에 빠뜨리는데 환경호르몬 중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제노에스트로겐 (Xenoestrogen- 이름만 보아도 짐작이 가겠지만 여성호르몬의 활동을 교란시킨다)으로 사실 이들 호르몬들이 환경호르몬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 환경호르몬은 우리의 생활 주위에 없는 곳이 없는데 음식, 의류, 화장품, 약품, 농약, 주방용품, 가구, 플라스틱 등 발견되지 않는 않는 대상이 없다. 현대문명의 편리함의 대가를 값비싸게 치르는 셈인데 이런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뚜렷한 대안도 없고 또한 그 편리함도 포기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끔 한 두 가지 제품이나 성분이 매스컴을 통해서 이슈가 되고 떠들썩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 지구적인 현상으로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학자들이나 의사들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도 많지만 언제나 그들의 목소리는 소수의 메아리일 뿐이고 생활이나 환경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것을 보기는 힘들다. 최근에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을 금지한 것은 정말 큰 변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전체로 보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가끔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들이 고지식하게 자신들의 환경에서 철저하게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보편적인 삶을 거부하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나 융통성 없는 사람들로 보이고 또한 실제로 친환경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 엄청나게 불편한 것이어서 과연 그러한 방법이 대중의 지지나 호응을 쉽게 얻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환경호르몬은 우리 몸의 고유한 내분비 기능을 교란시키고 생식기능을 방해하여 심지어는 환경호르몬으로 인해서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때 지구에서 번성했던 공룡들이 멸종한 원인에 대해서 혹성 충돌, 화산대 폭발, 등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파충류의 특성상 대기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공룡 수컷들이 사라지고 그 결과 공룡들이 멸종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들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들의 몸이 점차 여성화가 진행되고 정자의 수가 수 십 년 전에 비해 평균적으로 반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성에 있어서는 마찬가지로 과도한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동시에 여성호르몬 중에서 에스트로겐의 활동이 증가하여 비만이나 암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여성호르몬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자궁, 난소, 유방, 그리고 갑상선에서 혹이나 암의 발생 빈도가 폭발적으로 높아졌으며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들 4대 암의 발생률이 앞으로도 높아지면 높아졌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합리적인 추론이라 할 것이다. 사실 이런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현대인이라면 그 위험성에 대하여 어느 정도인지하고 있으며 그러한 위험을 피하려는 노력은 누구나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암이나 혹을 예방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더라도 대부분 단시간 내에 가시적인 암이나 혹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동일한 위험에 노출되더라도 개인의 유전적 감수성이나 해독능력에 따라 가시적인 결과로 드러나는 시기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 개연성을 인지하고 예방하기가 힘들다. 사정이 그러하더라도 현대인이라면 이런 위험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는 지구환경의 오염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며 실제 이들 질병의 발병률은 지금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앞서 환자의 경우처럼 건강검진을 통해 하나의 혹이나 초기 암을 발견해서 과거와는 달리 가벼운 시술로 제거하고 또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또 다른 장기에 이전과 비슷한 혹이나 조직을 발견해서 다시 최첨단 시술로 제거하는 것을 남은 평생 반복하는 것이 발달된 과학이나 의료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소 어렵고 남들이 보기에 별나 보이더라도 미리 환경호르몬을 차단하여 미래에 언젠가 생길 수 있는 암이나 혹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할 것이다. 현명함이란 위험한 곳에서 묘수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것이라는 옛사람들의 충고를 다시 생각해 볼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