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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강과 도시락1 (칼럼)
등록일 2018-12-13 조회 458


건강과 도시락


필자가 어릴 때는 너무나 당연하였으나 지금은 보기 힘든 것들 중에 하나는 도시락 문화가 아닐까 한다. 필자와 같이 7080세대 때는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라고 하지만 당시는 일본식으로 국민학교라고 불렀다)는 물론 중, 고등학교 내내 점심은 집에서 싼 도시락을 들고 다녔다. 나중에는 보온밥통이 등장하였지만 그 이전에는 노란색 알루미늄 도시락에 반찬을 같이 넣거나 반찬통을 따로 가지고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처럼 밀봉 기능이 뛰어난 락앤락과 같은 용기가 없던 시절이라 또 당시에는 일단 기본 반찬이 김치이고 잘 사는 집안에서나 계란 프라이를 밥 위에 얹거나 쏘세지- 지금 보면 쏘세지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분홍색 색소가 입술 주위에 배어 나오기도 하는- 쏘세지를 싸온 친구들의 반찬을 빼앗아 먹기도 하던 시절이었다. 겨울이면 난로 위에 도시락을 차곡차곡 쌓아두었고 그나마 점심시간 훨씬 전에 이미 도시락을 다 까먹고 학교 매점 주위에 모여서 장난치던 시절이 우리들의 학창시절이었다.


지금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으로 학교에서 점심을 제공하니 학교 다닐 때부터 도시락을 들고 다니지 않는 습관은 이후 사회에 진출해서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점심이나 저녁은 외식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문화가 당연시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심지어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 중에도 정말 가끔씩 외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가끔씩 집에서 밥을 해먹는 부부들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맞벌이로 인해서 남편과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줄 수 없는 상황이든지, 자영업의 대부분이 식당이던지, 그냥 도시락 싸기가 귀찮아서 이던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도시락을 싸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도시락을 싸는 것이 어쩐지 스타일 구기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현상은 필자가 보기에는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는다.


도시락 싸기는 먹거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이니 어느 한가지 측면으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건강이라는 면에서 도시락을 싸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아침저녁은 집에서 먹고 점심은 외식을 하게 되는데 점심은 급식이나 식당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단체급식이라는 것이 구성원의 편의를 위해서 학교나 직장에서 제공하는 것이지만 건강과 치유의 목적보다는 편리함에 초점이 맞추어질 수밖에 없다. 건강이 첫째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뜻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식당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물론 가물에 콩 나듯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안전하고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가물에 콩 나듯 있을 뿐 넘쳐나는 식당 중에서 그런 식당은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가용에 연료를 주입할 때 정품 휘발유를 넣어야 자가용을 오랫동안 고장 없이 잘 탈 수 있는 것과 같이 우리 몸속에도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넣어 주어야 면역이 건강하고 결과적으로 질병 없이 건강할 수 있는 것이다. 도로변에서 파는 무허가 유사연료를 값이 싸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자동차에 넣고 다닌다면 얼마 가지 않아 고장 나고 수리가 필요하고 폐차 시기가 빨라지듯이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단지 편리하고 경제적이란 이유로 늘 주식으로 삼는 사람들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콩 심은 곳에서 팥 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할 것이다.


십수 년 전 북부 이태리의 작은 소도시에서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의 범람에 대하여 고유의 음식문화를 지키려는 슬로푸드 운동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즉 음식이란 시간에 쫓겨서 대충 끼니를 때워도 문제가 없는 존재가 아니라 재료에서부터 조리방식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신경 써서 먹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시락을 싸는 것은 더 이상 거추장스럽고 촌스러운 행위가 아니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단히 정성스러운 행위일 것이다. 사실 웬만한 정성과 노력이 아니면 매일 도시락을 싼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즉,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행위는 나의 가족 중의 누군가가 나의 건강을 위해서 매우 값비싼 노력을 매일 기울여주는 바꿔 말하면 나 자신은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명품 옷이나 액세서리로 치장하였으면서 패스트푸드나 누가 어떻게 만든지도 모르는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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