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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갑상선암의 한방치료(칼럼)
등록일 2018-12-13 조회 534

갑상선암의 한방치료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 중에는 한방으로 갑상선암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문의해 오는 경우가 많다. 누구든지 자신의 몸 안에 암세포나 암덩어리가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까지도 박멸하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양방에서는 초음파검사와 세침검사를 통해 갑상선암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고 수술로서 확인된 암조직을 제거한다. 절제하는 부위에 따라서 다르긴 하지만 수술 후에는 혹시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파괴하기 위해서 동위원소치료를 시행한다. 이것이 현재 가장 보편적인 갑상선암 치료의 프로세스이다. 하지만 보통 1cm 전후의 갑상선암을 제거하기 위하여 중요한 호르몬기관인 갑상선 전부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은 환자에게 큰 걱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불어 대중에게 알려진 위험성보다 실제로 더 위험한 방사선 동위원소치료에 대한 두려움과 수술 이후 일생을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여야 한다는 부담감 등은 많은 갑상선암 환자가 한방치료에 관심을 가지는 게 되는 이유라고 사료된다. 한약을 복용하면 이미 생긴 암조직이 마치 눈이 녹듯이 조금씩이라도 줄어들고 암세포가 사멸할 것을 기대하면서 한의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자신의 몸에 칼을 대지 않고 안전하게 암을 제거하고 싶은 환자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가끔 병원에서도 포기한 말기 암 환자들이 자연 치유나 한방치료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하지만 기적은 기적일뿐 일상적으로 또한 예측 가능하게 일어나는 사건은 아닌 것이다.

현실이 그러하다면 도대체 한방에서 갑상선암을 치료한다는 이야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로지 거짓으로 환자를 현혹하기 위한 호객행위를 하는 것인가?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먼저 갑상선암을 이해하고 동시에 치료 또는 관리의 의미를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



“갑상선암도 암이니까 먼저 암에 대해서 말해 보자.”

암은 처음부터 몸 밖에서 침입한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한 개의 암세포가 되고, 한 개의 암세포가 계속해서 분화하면서 암덩어리로 커진 것이다. 마치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 중에는 늘 일정 부분의 불량품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생산자는 불량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24시간 생산 과정을 감시하고 불량품이 발생하는 즉시 발견해서 폐기 처분하는 작업을 중요시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서는 면역세포가 이러한 기능을 발휘하는데, 24시간 우리 몸 속을 돌아다니면서 초음파나 CT 등 최첨단 검사 기계에 의해서 발견되기 훨씬 전 단계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암세포까지 발견하는 즉시 파괴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가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암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하나의 암세포에서 시작해서 1cm 정도─검사를 통해서 발견되는 크기─까지 자라는데 보통 10여 년 정도가 걸린다. 바꿔 말하면 우리의 면역세포는 자신의 의무를 10년 동안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암세포를 키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발견 당시 암세포의 크기가 5mm인지 10mm인지, 아니 그보다 크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점은 암환자의 면역체계는 매우 심각하게 고장이 나서 초기 단계의 암세포를 스스로 찾아내지도 파괴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전부 수조 내지는 수십조 개의 세포가 존재하며, 인간이 생존하는 한 24시간 끊임없이 분화하고 새로운 세포가 생겨난다. 암세포를 탄생 초기에 발견하고 파괴하는 면역세포의 중요한 기능이 고장 나서 갑상선뿐만 아니라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어느 부위에 암세포가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닌가? 갑상선암을 1cm 이하에서 수술할지 좀 더 지켜본 후에 수술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지엽적인 문제일뿐이다.



“갑상선암도 암이니까 제거한다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의료체계는 갑상선암을 전절제 할지 반절제 할지, 로봇수술인지 아닌지, 동위원소치료를 할지 말지, 저용량인지 고용량인지 등의 고민만을 나누고 있다. 고장 난 면역체계를 회복시키는 방법이 정말 중요한데도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해답을 제시해 주지 못한다. 그래서 반절제 수술 이후 몇 년이 지난 후에 다시 암세포가 발견되어 재수술을 하는 환자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갑상선암의 절제 정도, 로봇수술 진행 여부, 동위원소치료 여부 등이 수술 이후의 환자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번 강조해서라도 전달하고 싶은 것은 회복을 위해 수술이 불가피하더라도 고장 난 면역체계를 정상화시키는 치료에 대한 고려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은 검사 기술의 발달로 갑상선암 수술 기준인 1cm 이하에서 대부분 암이 발견된다. 그 상태에서 확실하게 고장 난 면역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 이미 생겨난 암덩어리를 줄이거나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할 수는 있다. 실제로 갑상선암 발견 이후에 수술하지 않고 추적관찰을 통해서 수술이 필요하지 않도록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환자들은 흔히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갑상선암에 대해서 전절제나 반절제를 하였다는 것은 발견된 암덩어리를 일단 제거하였다는 것이지 고장 난 면역체계가 수술을 통해 저절로 회복되었다거나 수술 이후에는 갑상선암이나 다른 암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즉,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고장 난 면역체계를 회복시키는 치료는 어떤 방법이든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절제 이후의 동위원소치료는 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는─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파괴하기 위해서 방사능 물질을 체내에 주입하기 때문에 이미 저하된 면역기능을 더욱 악화시키고 다른 암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수술이나 동위원소치료 이후에 그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 역시 다양한 후유증 치료가 필요한데도 현대 의학은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의 보충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이런 관점에 동의하는 분들은 갑상선암─사실 모든 암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이다.─에 대한 한방치료의 목표와 필요성에 상당히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렸거나 저하된 면역체계의 고유 기능, 암세포를 찾아내서 미세한 경우에는 사멸시키고 어느 정도 커진 다음에는 더 이상 자라거나 전이 되지 못하게 하는 암에 대한 면역체계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 한방치료의 갑상선암에 대한 효능이라고 할 것이다.

이미 면역에 대해서는 현재 영양제를 포함한 각종 의료분야에서 뜨거운 감자이고, 너나 할 것 없이 면역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면역에 좋다는 상품, 영양제, 주사, 식품 등은 차고 넘치지만 어떤 것을 누구에게 어느 정도까지 적용해야 하는지─예방 차원인지 치료 차원인지─ 정해진 룰이 없다. 21세기가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뇌와 면역에 대해서는 아직도 현대 의학과 과학의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점, 아직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분야가 더 많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이러한 혼란이 어느 정도 이해될 것이다.

현대 의학의 암에 대한 정복은 이미 20년 전 초대강국인 미국의 암전문의들조차 그 실패를 인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때의 실패한 패러다임을 갑상선암을 포함한 모든 암 치료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실은 한의사인 필자의 근거 없는 추론이나 한의학이론을 편협하게 고집하여 주장하는 비방이 아니라 팩트이며, 이는 검색엔진이나 유투브에서도 얼마든지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 주길 부탁드린다.─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필자는 갑상선암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현재의 수술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수술이 필요하면 수술을 진행하되 그보다는 사실 더 중요한 고장 난 면역체계에 대해서 어떤 방법으로든지 충분한 고려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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