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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체중감량과 갑상선(다이어트) 칼럼
등록일 2018-12-05 조회 906



“한약 다이어트, 정말 살이 빠질까요?”

며칠 전 운동을 하러 동호회에 참석했는데 운동이 끝나고 휴식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체중 감량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중 한 여성회원 분이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주었다. 자신은 2년째 꾸준하게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만족할 만한 체중 변화가 없다면서, 아는 지인이 한의원에서 한약을 복용해 상당히 많은 kg 수의 체중을 줄이는 것을 보았는데 자신도 가능하냐는 질문이었다. 필자가 한의사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동호회 회원들도 알고 있던 터라 현실적인 답변을 듣고자 물은 것 같았다. 체중 감량과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서는 언제나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는 화두인지라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하는데, 정작 필자는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선뜻 명쾌한 답을 주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한약으로 살을 뺄 수도 있다고 간단히 대답하기도, 그렇다고 아예 안 된다고 부정하기도 어렵다는 의미이다.
 이참에 평소 필자가 가지고 있는 비만과 체중 감량에 대한 소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먼저 짚고 가야 할 점은 필자는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지 않으니 모든 경우의 비만 환자에 대한 경험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갑상선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으로서 ─특히 갑상선저하증의 경우에는 비만과 체중 조절의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으므로─ 나름 비만 치료에 대해서 경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뚱뚱함, 과체중, 비만 등은 증상인 동시에 질환이다. 비만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존재하며 결코 단순하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날씬하고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든, 건강을 위해서든, 자기만족을 위한 체중 감량의 목표와 이상은 다를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살을 빼고자 하는 욕망은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살을 뺄 것인가?’라는 것이다. 식이요법, 운동, 약물치료─한약∙양약을 불문하고─, 심리치료, 행동치료,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위장 절제술까지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지만 누구에게나 체중 조절은 너무나 어려운 숙제로 보인다.


“안 빠지는지는 이유부터 짚고 가자.”

 필자가 생각건대 체중 조절에 실패하고 요요현상을 수없이 경험해 본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신체 상태, 질병의 유무, 대사 타입, 체질 등은 고려하지 않고, 절대적인 수치 감소가 체중 조절의 핵심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SNS나 방송에 나오는 체중 감량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의료인으로서 그들의 건강 상태가 심히 걱정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러한 방법으로 체중 조절에 성공하였다면 ─단순히 단기간의 체중 감소가 아닌 장기간 유지되고 더욱 건강해지거나 결과적으로 건강에도 부정적이지 않았다면─ 마땅히 축하할 만한 일이며 계속해서 그 방법을 유지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오히려 잘못된─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체중 조절을 시도해 오히려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칼로리의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하거나 약물에 의존하는 방식의 체중 감량을 지속한다면 체중 조절의 실패는 물론이고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맨날 실패하는 다이어트, 뭐가 문제일까?”

10~20kg 정도의 많은 체중을 감량하길 희망하는 비만 환자들은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필자는 초고도비만이나 위장 절제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만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일반적으로 그들이 매번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대략적인 원인에 관해서는 알고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대사기능의 문제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갑상선기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한 칼로리는 체온 유지나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로 전환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갑상선호르몬이다.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제때 충분하게 만들어 주지 못하면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당연히 부족해지고 활용되지 못한 칼로리는 그대로 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게다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운동을 하더라도 체내의 지방이 에너지로 잘 바뀌지 않고 오히려 근육통이나 피로감만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갑상선저하증 환자의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가 운동을 하거나 칼로리를 제한하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남들처럼 쉽게 빠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당 조절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혈액 속의 포도당으로 바뀌게 되는데 혈당은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현대인의 특징은 과거와 비교하면 섭취하는 칼로리는 지나치게 많은 반면, 신체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어 장기간 지속할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우리 몸은 그때부터 적신호를 바꾸기 위해 큰 노력을 하게 된다. 특히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하고, 혈당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듦으로써 건강한 상태를 지키려고 한다.
 만약 오랜 기간 동안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하고 운동을 통해 혈당을 낮추어 주지 않는다면 췌장은 매번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서 억지로라도 혈당을 낮추려고 할 것이다. 동시에 지방은 계속해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특징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였는데도 금방 허기를 느끼고 심한 피로감에 지치게 된다. 에너지로 바꾸어야 할 칼로리를 에너지로 바꾸지 못하고 지방으로 우선하여 저장해 버리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원인을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결론적으로 체중 감량은 칼로리의 제한이나 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식이조절과 운동 또한 체중 감량에 있어 중요한 방법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선 체중 조절에 우리 몸의 여러 시스템─특히 호르몬 기관─이 관여하는 매우 복잡한 현상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었다면 한약으로 체중 감량이 정말 가능한지, 체중이 얼마나 빠지는지를 확인하기에 앞서 그 방법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체중 감량 방법인가를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절대적인 수치 감량의 체중 조절을 목표로 삼기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체질 등을 고려하여 본인에게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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